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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비앤빛안과 대표원장 김진국
'안과 AI'로 네이처가다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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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 건강은 각자의 삶을 반영한다. 마치 지문처럼. 그래서 브리즘의 ‘비전 리포트’에는 각자 삶의 독특한 향기가 배어 있다. 브리즘의 박형진 대표와 함께 인터뷰이의 눈에 담긴 세상,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해 이야기한다. [편집자 주]
※비전 리포트 사용자의 시력을 측정, 근시, 원시, 난시 등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다. 생애주기에 따른 시력 변화를 예측,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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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대표원장의 눈은 호기심으로 그득했다. 개원 30주년, 국내 최대 안과병원을 일군 그는 여전히 AI 서비스, 글로벌 진출의 선두에 있다. 2019년 시력교정 예측 AI를 연구해 네이처지에 냈고, 현업에서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글로벌 톱 브랜드”를 종착지로 말했다.
●김진국 비앤빛안과 대표원장 연대 의대 졸업. 1994년 개원했다. 1999년 라식 수술을 국내에 도입했다. 국내 최대 규모 안과 병원인 ‘비앤빛안과’를 경영하고 있다. 의료 AI 솔루션 자회사 ‘비쥬웍스’ 이사회 의장,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장을 맡고 있다.
“부동산에 올인하지 말자고요. 저도 전세로 살아요.”
박형진 대표는 김진국 대표원장의 눈에서 “소년을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김 대표원장의 눈은 호기심으로 그득했다. 되레 질문을 쏟아내던 그는 “자꾸 (호기심이) 발산하면 안 되는데”라며 멋쩍어했다. 그는 요즘 수렴에 몰두한다. 병원 안에선 AI 전환을 말한다. 직원들에겐 “잡일의 60%를 줄여 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AI로 수술 적합 여부를 가늠하는 서비스는 이미 현장에서 쓰고 있다. 환자들에게 내놓기 전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인정도 받았다.
동시에 직원들에게 “급여를 1.5배 늘리겠다”고 약속한다. 김 대표원장은 의료관광에서 가능성을 본다. 올해 800명대인 비앤빛안과의 외국인 환자를 1만 명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본다. 병원의 성장을 넘어 나라의 인구 감소에 대응할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말한다. 그는 동료 병원들과 스크럼을 짜서 경쟁력을 키울 생각이다. 사단법인을 만들고, 지난 6월엔 병원 회원사들과 첫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그는 기술과 의료관광을 양손에 쥐고 “글로벌 톱 안과 브랜드”를 내다본다.
최근 들어 분주한 게 아니다. 지난 30년간 김 대표원장이 병원을 키운 방법이 이랬다. 1999년 국내 최초로 라식 수술을 도입했고, 역시 최초로 시력교정 예측 AI, 렌즈삽입술 예측 AI를 개발했다. 속도를 내기 위해 의료 AI 개발 자회사 ‘비쥬웍스’도 2019년 만들었다. 병원에서 낸 SCI급 논문만 18편에 달한다. 그 결과 비앤빛안과는 국내 최대 시력교정수술 데이터[55만 안(眼)]를 갖게 됐다. 병원 규모도 안과로선 국내 최대다(1300평, 안과전문의 12명).
김 대표원장은 “소싯적부터 ‘마흔 살까진 돈을 안 모으겠다’고 독하게 마음먹었다”며 “돈을 버는 족족 장비를 사고, 병원을 확장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사업만 하다 보니 부동산에 투자해 본 적도 없다”며 웃었다. 삶의 분기마다 그는 다른 선택을 하는 듯 보였다.
Q 개원 초창기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라식 수술이 그랬죠.
의사 선배들을 보니 수입이 생기면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골프에 쓰더군요. 좁은 진료실에서 환자를 기다리다가 귀가하길 반복하는 삶. 허무할 것 같았어요. ‘세상에 찍소리는 한번 내보자’는 게 제 욕심이거든요. 마침 (라식 수술 장비인) ‘엑시머 레이저’가 나오면서 ‘안경 없는 세상이 온다’는 기대감이 생길 무렵이었어요. 안과에서도 이 분야에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죠. 전문병원을 만들되, 대형병원으로 키워보자.
처음 개원하고 ‘왜 병원 경영, 병원 마케팅은 없을까’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상은 가쁘게 움직이는데, 병원만 예외였어요. 전문가를 구해서 우리가 타깃으로 할 잠재 고객을 고민했어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었어요. 그다음 이분들이 좋아할 디자인, 카피, CI를 정했고요.
Q 왜 20·30대 여성이었나요?
이분들에게 눈은 핸디캡이었어요. 애환이 많았죠. 안경 꼈다고 결혼 못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남자 부모가 ‘너 눈 나쁘구나’ 하고 퇴짜를 놓는대요. 그래서 하루 종일 렌즈를 낀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각막에 상처가 나요. 결혼식 전날에 사달이 나기도 했어요. 제가 급하게 수술해서 하루 만에 고쳐줬어요. 또 안경 낀 여성은 취직도 어려웠어요. 건조한 사무실에서 내내 렌즈 끼고 일하다가 마찬가지로 각막이 상해서 찾아오는 분이 많았죠.
Q 연구 논문도 많이 쓰셨어요.
제가 수술을 잘한다고 하니까 안팎에서 연사로 초청해요. 막상 가니 대접이 시원치 않아요. SCI급 논문을 안 써서 그렇대요. 그래서 귀국하고 바로 논문에 쓸 데이터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이후에 논문을 63편 쓰고, SCI급 논문은 18편 냈습니다. 특히 지난 2019년 6월에는 논문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에 게재됐어요. AI로 시력 교정 수술 대상자를 식별하는 방법을 연구한 논문이었어요. 저희 논문 기사가 네이처 웹페이지 헤드라인에 몇 시간 동안 걸려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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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비앤빛안과 연구팀은 ‘각막 굴절교정수술 대상자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머신러닝 시스템 구현’을 주제로 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했다. 의사가 환자의 수술 여부를 판단할 때 이를 보조하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과거 안과에서 실제 수술했던 데이터를 갖고 AI를 학습시켰다. 2016~2017년 사이에 병원을 찾은 환자 1만 561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수술 대상자를 예측하는 정확도는 0.983이었다(2016~2017년 기준). 인간 의사에 근접한 수준이다.
Q 병원들은 보통 AI 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인데.
사람의 눈은 다양합니다. 그러다 보니 안과 전문의 한 명을 키우는 데 적어도 5년이 걸려요. 그런데 AI 서비스를 옆에 두면 전문의 수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죠. 그만큼 의료사고도 줄고요.
상담사들도 AI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요. 이제 말로 설명하지 말고,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설명하자는 콘셉트예요. 예를 들어 수술 전에 눈을 검사했어요. 검사 결과를 AI 모델에 입력하면 알아서 설명 영상을 만들어 줍니다. 영상에서 어디를, 왜 수술해야 하는지, 담당 의사는 누구인지, 또 수술 후 경과는 어떤지 설명해 줘요. 다국어 번역도 할 수 있죠. 외국인 환자가 많으니까요. 이런 영상을 10분 만에 만드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완성을 앞두고 있어요.
Q 직원들이 AI 도입을 걱정하진 않나요?
처음에 직원들이 ‘저 나가야 하나요?’라고 물었어요. ‘그게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잡일을 60% 이상 줄여주겠다’고 했어요. 상담 서비스뿐 아니라 행정, 회계, 인사 등에도 AI를 도입하고 있어요. 지금 EMR(전자의무기록) 작업도 10시간 걸리던 일을 GPT 붙여서 1시간으로 줄였어요. 대신 남는 시간은 고객 이야기를 듣는 데 쓰라고 했어요. 외국인 환자가 늘수록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고객 수는 두 배로 늘리고, 급여는 1.5배 높여주겠다고 말했어요.
Q 잡일을 줄인다고 다른 일을 더 할까요?
젊은 세대를 겪으면서 한때 힘들었어요. 정말 다른 사람들이에요. 톱 다운으로 시킨다고 일하지 않아요. 그들에게 맞춰야 합니다. 시킬 때는 확실하게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또 본인이 하고 싶은 게 뭔지 물어봐야 해요. 아휴(웃음). 소통을 잘해야 하니까 노션을 협업툴로 써요. 바텀업 방식의 OKR 조직문화를 구축해 가고 있고요. 그런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때 조직이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 리더가 있습니다. ‘나는 발전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을 잡아 내야죠. 우선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고, 찾아 내는 건 리더십의 문제입니다.
Q 한국은 포화 시장입니다. 고객 수를 대폭 늘릴 수 있을까요?
국내 인구는 앞으로 쪼그라들어서 3500만 명이 된다고 해요. 그러면 플러스 3500만 명을 해외에서 데리고 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관광을 활성화해야 해요. 그런데 어떤 관광을 할 것이냐? 한국은 의료 관광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의료 관광의 핵심은 클리닉과 화장품이고요. 자유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보자는 거예요.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고요. 우리는 스스로 수출 기업이라고 말해요. 성형외과는 건당 2000만, 3000만원씩 벌어요. 국격도 높이죠. 이런 병원들도 ‘수출의 탑’ 포상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만들려고 합니다.
Q 안과만으론 다양한 경험을 주기 어려울 텐데.
저희도 해외의 시력 교정 환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혼자는 못 해요. 묶어야 가야 합니다. 뷰티라는 아이템으로 묶어서 오게 해야 해요. 한국에 왔을 때 눈도 수술할 수 있고, 피부 시술을 할 수도 있고, 치아도 치료할 수 있고, 모발도 심을 수 있고, 성형도 할 수 있고, 통증도 없앨 수 있고. 각각의 병원이 각자의 분야를 맡고, 관광객이 고를 수 있게 하는 겁니다.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었어요. 비앤빛안과, 미니쉬치과병원, 바노바기성형외과의원, 모제림성형외과의원, 봉봉성형외과, 365mc병원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 회원사를 중심으로 클라시스, JS메디슨 같은 뷰티 클리닉과도 협업하고 있고요.
Q 브리즘도 뉴욕 매장을 운영하는데, 그곳은 서비스 개념이 약해요. 의료 서비스는 특히 ‘싫으면 하지 마’라는 식이더군요. 안경점도 그렇고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입을 닫아요. 안경점에 찾아가 물으면 ‘내가 만드는 안경에 다들 만족한다’고 답해요. 그런데 소비자들의 속마음은 정반대입니다. 그에 반해 한국은 좁은 땅에서 지지고 볶으면서 서비스를 다듬고 다듬었어요.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감정 노동을 해야 했지만, 이 일을 20년, 30년 하다 보니 서비스 마인드란 게 한국만의 경쟁력이 된 것 같아요. 우리는 의사도 서비스를 해야 한단 통념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말씀하신 서비스 수출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장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글로벌 톱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시력 교정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없어요. 우리가 하자는 겁니다. 지금은 1년에 1만 5000명 수술합니다. 외국인 환자를 1만명 유치할 수 있다고 봐요.
사실 꿈이 하나 더 있어요. 어린이 근시를 극복하는 것. ‘어릴 때의 시력과 노년의 시력을 연결시켜서 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요. 시계열로 시력의 변화를 추적하는 거예요. 어릴 때 시력을 측정하면 추후에 얼마나 나빠질지 AI로 예측할 수 있어요.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그러면 ‘렌즈를 끼면 예측 곡선대로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할 수 있겠죠.
Q 여전히 꿈이 많으십니다. 또래 만나면 대화가 잘 안되지 않으세요?
어떻게 알았어요? (웃음) 활동적인 후배들을 많이 만나요. 벤처 정신 있고, 패기 있는 젊은 사람. 제가 만나는 사람의 80%는 40대 이하예요.
Q 주름살도 잘 안보입니다.
운동 많이 해요.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1시간 반 운동해요. 근력 운동도 하고, 요새는 계단 오르기를 많이 합니다. 저녁에도 하고요. 심박수를 150 이상으로 올리는 게 원칙이에요.
Q 젊은 김진국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거제 대우병원에서 공중보건의(군 대체복무)로 지냈어요. 거기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떤 여성분이 아버지를 모시고 왔어요. 백내장 수술을 받고 싶다고 해요. 백내장은 유리창(수정체)이 흐릿해지는 건데, 이분은 필름(망막) 자체가 망가지는 망막색소변성증이 왔거든요. 코미디언 이동우 씨가 앓았던 질환이에요. 검사해 보고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 평생 소원이 죽기 전에 백내장 수술하는 겁니다’라는 사정을 해요. 그래서 서약서를 받고 수술했어요. 아버지가 눈을 뜨는데, 딸들을 알아봐요. 심 봉사가 눈 뜬 격입니다. 망막 기능이 조금 남아 있었던 거예요. 그 사건으로 당시 거제도에서 유명인이 됐어요. 이후에도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시키는 걸 싫어했어요. 안 되면 부산대 같은 큰 병원에서 장비 빌려서 수술했습니다.
그런데 복무 기간 종료 6개월 남겨놓고 난리가 났어요. 당시 대우조선 임직원이 2만 명이었는데,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모셔와서 백내장 수술을 해 달라는 겁니다. 아, 정말(웃음). 떠날 사람은 떨어지는 낙엽도 안 밟는 법인데. 결국 3년간 백내장 수술만 어림잡아 2500건을 했었죠.
Q 그리고 부산에서 개업한 지 3년 만에 서울로 병원을 옮겼습니다.
강남역 인근 빌딩이었는데, 한 층 전체 면적이 860㎡(260평) 정도였습니다. 건물주를 만나서 임차하고 싶다고 했죠. ‘(한 층의) 5분의 1이면 되겠느냐’고 묻더군요. 그 당시엔 강남 한복판에 대형 병원이 없다시피 했어요. 임대료가 비싸니까요. 저는 ‘다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안과를 왜 그렇게 크게 합니까’ 되묻더라고요. ‘저희는 동네가 아니라 전국구 장사할 겁니다’라고 했죠.
개업하고 6개월은 무척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안 와요. 한 달에 수천만 원씩 적자가 났습니다. 간호사들이 떠나고요. 그러면서 ‘일관되게 자기 색깔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상권에 2만원짜리 물건을 팔려고 들어갔습니다. 안 팔리는 와중에 손님들이 3천원짜리 물건을 물어봐요. 그때 3천원짜리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망합니다. 꾸준하게 하면 소문이 나고 고객층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1년 고생했어요. 최신 장비, 기법을 쓴다는 게 소문났죠.
HOT, SES 등 연예인 수술을 도맡아 했어요. SES는 지금도 생각나요. 멤버 세 명이 나란히 수술을 받았어요. 멤버 중 유진이란 분이 방송에서 저희 병원을 언급해서 입소문을 탔죠.
Q 원장님은 보통의 의사와는 다른 선택을 곧잘 해 왔네요. 동력이 뭘까요?
타고난 성격 같아요. 어릴 때부터 ‘아 왜 저렇게 하지’라는 불만이 많았어요. 그런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어요. 개선책이 있을 텐데. 누가 피곤하다고 해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덜 피곤할 수 있을까 고민을 왜 안 하느냐는 식이에요.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픈 욕망이 있어요. 숨어 있습니다. 그걸 누가 끌어내느냐는 리더의 몫이죠.
Q 스스로에게 얼마나 만족합니까?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요새는 9점. 이제 저만 할 수 있는 일이 확고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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